1. 심혈관계질환
심혈관계는 펌프작용을 하는 심장과 혈액을 운반하는 혈관으로 구성됩니다. 서구 사회에서 주요 사망원인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순환기계통 질환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원인에 따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 허혈심장질환 및 뇌졸중 등이 있습니다. 최근 10년간 전체 심혈관계질환과 뇌혈관질환의 발생은 감소했지만, 허혈심장질환, 울혈성심부전의 발생은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서구화됨에 따른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심 뇌혈관계질환 전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는 남성의 경우 고혈압, 흡연, 이상지질혈증이고, 여성의 경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흡연으로 확인되었습니다.
2. 고혈압
1) 진단
좌심실의 수축력은 대단히 커서 동맥으로 나간 혈액이 전신 조직을 순환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동맥의 내벽은 탄력성이 있어 심장 수축력에 의한 혈압을 이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혈압은 동맥의 혈압으로 연령, 성별, 식사, 신체 부위, 자세, 측정시간, 심리상태 등에 따라 변동이 큽니다. 심지어 의사나 간호사가 혈압을 잴 때 긴장하여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이를 백의고혈압이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2분 간격으로 2번 이상 측정하여 평균을 내고 2~3일간 간격으로 다시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며, 만약 처음 두 번 잰 혈압에서 5mmHg 이상 차이가 나면 추가로 한 번 더 혈압을 측정하여야 합니다. 또한 운동 후에는 2시간, 커피를 마신 후나 흡연 후에는 30분이 지난 다음에 측정하여야 하며 음주 후는 피합니다. 고혈압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혈압 60~100, 정상혈압 80~120, 고혈압 전 단계 89~139, 고혈압 1기 99~159, 고혈압 2기 100~160mmHg 이상입니다.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 전 단계에서는 식염 섭취를 줄이고 비만,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을 개선함으로써 조절될 수 있으나, 합병증이 있거나 1기에서는 식사요법을 포함한 생활 개선과 더불어 약물치료를 병행합니다. 반면, 2기에서는 약물치료가 우선입니다.
2) 분류
본태성(1차성, 특발성) 고혈압은 전체 고혈압의 90%에 해당하는데 높은 연령층에서 발병하는 편이고 원인이 없어 무증상으로 나타나므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본태성 고혈압은 원인 질환이 확실한 이차성 고혈압에 비해 치료가 더 어렵습니다. 다른 원인 질환의 합병증으로 유발되는 속발성(이차성) 고혈압은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합니다. 고혈압은 신부전을, 신부전은 고혈압을 악화시킵니다.
이차성 고혈압의 80%가 신장질환의 합병증으로 초래됩니다. 신장질환은 사구체염, 신우염, 신결석을 발생하고 신 혈관계 질환은 신동맥 경화, 협착을 일으키며 내분비 이상을 갑상성 기능항진(바제도병), 부신피질호르몬 분비 항진(쿠싱증후군), 부신수질호르몬 분비 증가(갈색세포종) 등이 있습니다. 약물복용은 경구피임약과 스테로이드제제가 있고 중추신경계로는 뇌종양, 뇌출혈 등이 일어나며 임신 시 임신중독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고혈압을 성질에 따라 양성과 악성으로도 분류합니다. 악성고혈압은 진행이 매우 빠르고 중증이며 뇌출혈, 심부전, 요독증의 합병증이 있고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젊은 층의 고혈압 환자는 중년기 이후에 발생하는 것보다 더욱 심각하여 악성고혈압으로 진행되는 예가 많습니다. 악성고혈압은 이완기 혈압이 130mmHg 이상입니다.
3) 발생기전
다음의 세 가지 경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 요인과 신경성 요인은 본태성 고혈압과 관련되며, 체액성 요인은 이차성 고혈압과 관련됩니다. 이외에도 노화와 유전은 본태성 고혈압의 유발요인이 되어 흑인, 남성, 노인들에게 그 발생률이 높습니다.
(1) 물리적 요인
혈압은 혈관 벽에 수직으로 가해지는 힘으로서 혈액의 점성, 혈류량, 심박출량에 비례하고 혈관 반지름의 4제곱에 반비례합니다. 따라서 이들 요인 중 혈관 반지름이 혈압에 가장 큰 영향을 줍니다. 혈관수축이나 동맥경화는 혈관 반경을 감소시키고, 혈중 지질량의 증가는 혈액의 점성을 증가시키며 혈류속도를 저하합니다. 또한 소금의 과잉섭취, 강심제 사용 등으로 심박출량이 늘어나면 혈압도 상승하게 됩니다.
(2) 신경성 요인
전신 혈압조절의 주역은 교감신경입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났을 때 또는 긴장, 불안 등으로 교감신경이 자극받으면 카테콜아민(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합니다. 그로 인해 심장에서는 심박이 항진하고 심장의 수축력 향상으로 심박출량이 증가하며, 혈관은 수축하고 신 사구체에 부위에서 레닌을 분비함으로써 혈압을 상승시킵니다.
(3) 체액성 요인
혈압은 레닌-앤지오텐신 계에 의해 조절됩니다. 출혈이나 탈수로 인하여 체액량이 감소하거나 신동맥이나 대동맥이 경화 또는 협착되어 신혈류량이 감소하였을 때, 또는 체액 중 Na 결핍 시나 세뇨관에서 Na의 재흡수가 감소하였을 때 레닌의 분비는 증가합니다.
레닌은 간에서 합성된 승압 물질의 전구체인 앤지오텐시노겐을 앤지오텐신 I으로 만들고 이것은 혈중이나 폐에 존재하는 효소에 의해 앤지오텐신 II로 전환됩니다. 활성형의 앤지오텐신 II는 혈관을 수축하여 혈압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알도스테론의 분비를 통해 세뇨관에서 나트륨 재흡수를 증가시킴으로써 체액량을 늘려서 혈압을 상승시킵니다. 레닌-앤지오텐신 계는 출혈이나 탈수에 의해 초래된 저혈압일 때에는 체액량과 혈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지만, 동맥경화가 있을 때 고혈압을 유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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